[영화리뷰]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연민의 대환장 서사, 장르만 로맨스

2022. 6. 12. 15:18콘텐츠 읽기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연민의 대환장 서사, 장르만 로맨스 리뷰

 

장르만 로맨스는 2021년 11월 17일 개봉한 한국 영화다. 러닝타임은 113분으로 그렇게 길지않고, 15세 관람가 드라마, 코미디 장르다. 코로나 시국에 개봉했지만 나쁘지 않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흥행몰이에 나서는 것 같았지만 코로나 시국이라는 점과 전통적 코미디 보다는 드라마성이 강한 극이라는 점에서 흥행 장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극한직업'과 같은 코미디가 강한 작품보다는 드라마성을 가미된 작품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기대가 되었다. 오랜만에 접속한 넷플릭스에서 고민하지 않고 플레이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장르만 로맨스 까보면  대환장 인간극장

사랑은 리얼리티, 인생은 버리이어티 라는 포스터 속 카피가 영화를 잘 설명해 주는 아주 잘 쓴 카피인 것 같다. 그리고 영화를 보기 전에도 제목을 진짜 잘 지었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저런 머리는 어디서 나오는 건지. 제목만 보고도 재미있을 것 같고, 보고 난 뒤에도 영화랑 잘 붙는 잘 지은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장르만 로맨스고 까보면 관계에서 오는 다채로운 감정들이 담긴 인생극장인 느낌이 들었다. 관객들의 평점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출처: 다음영화

 

 

 

꼬여도 이렇게 꼬인 인생 봤니?

영화는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서 시작한다. 먼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류승룡의 캐릭터를 살펴보자면, 류승룡은 오랫동안 신작을 내지 못한 유명 작가 김현(류승룡)을 연기한다. 김현은 두번의 결혼으로 전 부인인 오나라, 현 부인인 류현경, 전 부인 사이에서 낳은 자식과 현 부인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 있다. 김현의 상황만 놓고 보더라도 이 관계 꽤나 복잡하다. 거기에 절친한 친구이자 출판사 사장역을 맡은 김희원은 몰래 비밀연애 중인데 상대는 김현의 전 부인인 오나라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사춘기 아들은 여친의 임신소식에 놀라고, 또 그 상대가 자신이 아니라는 거에 또 한번 놀란다. 삐뚤어질 대로 삐뚤어지겠다 작심한 아들은 그러다 옆집 유부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그런 김현 앞에 뜬금없이 나타난 한 녀석, 불편하게 군다 싶더니 뜬금없이 사랑한다고. 무려 고백을 해 온다. 이 작가 인생 너무나 버라이어티 하다. 

 

 

 

 

짠내나는 류승룡 코디미 여전히 빵 터지네...

현생이 이렇게 복잡한데 문학이 될리가 없다.(핑계인가?)  류승룡은 그간 보여왔던 코미디 연기를 바탕으로 극 중 김현을 능숙하게 연기해 낸다. 어리고 풋풋하고 재능까지 있는 남학생의 사랑을 거절하는 것도 전 부인의 구박을 받는 것도 류승룡이 하면 매정하거나 비참하지 않고 어딘지 모르게 좀 무르고 귀여운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류승룡이 연기한 김현은 한편으론 대한민국에서 제일 편견없는 작가 캐릭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남자 제자의 사랑을 받으면서 그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한참 새파란 제자의 재능을 시기하지 않으며 공동작업을 제안하기도 하고, 전 부인과 사귀는 절친에게 잘 해주라는 당부를 하기도 한다. 유부녀와 혼자만의 사랑과 이별을 겪는 아들을 토닥거리며 아프겠다, 다 지나갈 거야 라는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전형적이지 않고 하찮지만 따뜻하다. 하는 일 마다 엉망이고, 때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배배 꼬인데 없는 인물, 조금은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이 영화 오미자인가, 맵고 시고 달고 짜고 쓰고 다 해...

다양한 배우들이 각각의 캐릭터를 잘 소화하면서 얼키고 설킨 관계에 당위와 연민을 자아낸다. 처음엔 불편하고 이해 못할 사람도 깊게 들여다 보면 이해못할 것도 없는 것 처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패한 사랑에 당장은 가슴 찢어지게 아파도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고 심지어 까먹기도 한다는 것도 인생을 살면 알게된다. 그 단순한 진리를 장르만 로맨스는 유쾌하게 풀어낸다. 

 

 

 

 

 

거지같은 집구석에서 내가 정상적이길 바래? 

아들의 뼈를 때리는 샤우팅에 김현의 두 번째 결혼도 파국을 맞이한다. 역시 인간관계 약육강식 속에서 최고 상위자는 청소년이었다. 그럼에도 김현은 나아간다. 글을 완성하고 계약을 하고 앞에 주어진 일들을 해내간다. 사랑에 실패해도, 본업을 못해도, 세월에 변하고 때론 치유할 수 없을 것 같은 상처를 받아도 원래의 빛깔을 잃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 다르게 보이지만 그래서 그것이 나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얼키고 설킨 관계를 통해 보여준다. 영화는 우당탕탕 중년 작가의 대환장 소동극처럼 보이지만 문득 깊은 관계에 대한 진정성있는 메세지를 전하며 찡한 감동을 준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영화의 핵심 로맨스를 담당하고 있는 메인 커플인 김현과 유진. 한 쪽은 원하지 않는 사랑이지만, 유진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감정 또한 부인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때론 너무 솔직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유진이 내내 안쓰러웠다. 자신을 사랑해 달라 조르지 않고, 상처받는 게 취미이며 극복하는 게 특기라 말하는 의젓한 모습이 가여웠다. 그래도 자신의 존재가 상처가 아님을 그도 극 안에서 깨닫고 마무리가 되어서 좋았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앞으로는 거절당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어떤 표정인지 지나치지만 말고 오래 바라봐야겠다는 것. 그 뒷 모습을 아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과 다르니까.

 

 

 

 

 

 

배우 조은지가 아닌, 감독 조은지

영화를 다 보고 관련 정보를 검색하다 깜작 놀랐던 점은 감독이 조은지 배우였기 때문이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항상 개성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던 매력적인 배우로만 알고 있었는데 장편 영화를 찍은 감독이었다니. 그것도 이렇게 꽤나 괜찮게 말이다. 나만 그렇게 느낀게 아닌 듯 한게 2022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 감독상을 받았다니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은 거나 다름이 없다. 그러고 보니 이 영화가 그녀의 만큼 톡톡튀고 신선하다. 꼭 그녀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좋은 의미로! 앞으로의 조은지 배우의 감독으로서의 행보가 매우 기대가 되었다. 

 

 

 

 


 

 

마무리하며                        

주말 저녁, 오랜만에 영화 한편 보면서 쉬고 싶은데 너무 심각하지 않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영화를 원한다면 장르만 로맨스를 추천한다. 가벼운 웃음 속에서 생각지 못한 감동과 메세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